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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미와 떠나는 무장애 여행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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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관리자
  • DATE202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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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하석미 칼럼니스트】요즘 날씨, 낮에는 초여름처럼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졌습니다. 걷기 좋은 길과 그늘진 쉼터가 간절해지는 시기죠. 그런 날씨에 딱 맞는 여행지, 바로 “청와대”를 소개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이 공간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을까요? 대통령 집무실이 복귀하면서 많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고, 8월부터는 관람이 잠정 중단된다고 하니,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파란 기와의 품격, 청와대 본관. ⓒ하석미
파란 기와의 품격, 청와대 본관. ⓒ하석미
관람 전 체크포인트

청와대 관람은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현장 접수도 일부 가능합니다. 만 65세 이상, 중증장애인(동반 1인 가능), 외국인, 국가보훈대상자는 오전 9시부터 선착순 입장이 가능하고, 반드시 정문 종합안내소에서 접수해야 합니다.

초록 터널을 지나 녹지원까지

정문에서 오른편으로 발길을 옮기면, 양옆으로 큰 나무들이 팔을 벌리듯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마치 초록 터널을 걷는 듯한 이 길은 휠체어로도 덜컹임 없이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어 무더위에도 기분 좋은 코스입니다.

초록의 그늘을 지나 천천히 이동하다 보면, 시야가 탁 트인 푸른 잔디밭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햇볕 아래 서 있자니 다시 따가운 열기가 느껴지지만,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그런 더위조차 잊게 만들 만큼 시원하고도 단정했습니다. 한 폭의 초록빛 병풍처럼 깔린 이 공간이 바로 청와대의 녹지원입니다.

녹지원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꼽히며,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가 어우러져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라, 조선시대엔 문무의 과거 시험을 보던 후원이었고, 현대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장애인의 날 같은 기념일마다 행사가 열리던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꽃과 잔디, 나무가 어우러진 청와대 녹지원의 생생한 여름 풍경. ⓒ하석미
꽃과 잔디, 나무가 어우러진 청와대 녹지원의 생생한 여름 풍경. ⓒ하석미
그 중심에는 수령 150여 년을 자랑하는 한국산 반송 소나무가 우뚝 서 있습니다. 높이 16미터에 이르는 이 반송은 사방으로 가지를 넓게 펼쳐 마치 그 자체로 작은 숲을 이루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녹지원 앞 휴게 공간이 있습니다. 더위도 식히고 목마름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청와대 핵심 공간 둘러보기

다음은 대통령과 가족이 생활하던 관저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은 공적인 업무 공간과 가족이 머무는 사적인 생활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로, 실제 대통령의 하루가 시작되고 마무리되던 곳입니다.

관저의 입구의 나무 대문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대문은 웅장하기보다는 따뜻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풍기며, 파란 기와가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반짝입니다. 나무 기둥 사이로 바람이 스치고, 고요한 정원이 펼쳐지는 이곳에 서면 마치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한옥의 선이 살아 있는 관저 외관과 자연 속 데크길, 잔디 정원까지. ⓒ하석미
한옥의 선이 살아 있는 관저 외관과 자연 속 데크길, 잔디 정원까지. ⓒ하석미
시간이 머무는 담장 너머 관저. ⓒ하석미
시간이 머무는 담장 너머 관저. ⓒ하석미
한옥 건물들은 잔디밭과 작은 정원, 마당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고, 사람들은 조용히 줄을 지어 걷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대통령이라는 무게를 잠시 내려놓은 누군가의 부모, 배우자, 자녀로 살아가던 일상의 한 장면을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길을 따라 설치된 목재 데크는 휠체어 이용자에게도 접근성을 제공하며, 이 공간이 단지 역사적 장소를 넘어 인간적인 온기가 남아 있는 자리라는 인상을 남깁니다.

관저의 한쪽 유리창 너머로는 만찬장이 살짝 보이는데요, 그곳은 공식 행사보다는 가족 간, 혹은 가까운 인사들과 나누었을 따뜻한 대화가 더 많이 오갔을 것만 같은 상상을 자아냈습니다. 관저는 화려하거나 웅장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소박함과 고요함이 더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곳은 정치와 뉴스의 중심이었던 청와대에서 잠시 벗어나, '사람의 자리'를 되새기게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그곳을 나서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정치는 늘 시끄럽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자리는 이렇게 조용할 수도 있구나.” 관저를 지나면 전통 한옥인 상춘재가 보이는데요, 이곳은 내부 출입은 불가하지만 외관만으로도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옆으로는 북악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계곡을 이뤄, 잠시 더위를 식히기에 좋은 경관을 제공합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청와대 본관이었는데요. 본관을 보기 위해서는 긴 줄을 서야 합니다. 입장 시간에 따라 사람이 많고 적을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해 먼저 관람 코스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청와대 본관은 청와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중심 건물입니다. 1991년에 전통 목구조와 궁궐 건축양식을 바탕으로 건립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격조 높고 아름답다는 '팔작지붕'이 얹혀 있습니다. 청와대라는 이름 역시 이 본관의 지붕을 덮은 15만 장의 푸른 기와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햇살에 비친 파란 기와는 쨍한 푸름보다는 은은한 하늘색에 가까워, 새하얀 외벽과 어우러져 단아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외관은 전통미가 풍기지만, 내부는 실용성을 고려해 콘크리트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입니다. 본관에 들어서면 정면 계단 뒤로 커다란 한반도 지도가 보이며, 그 주변으로 충무실과 세종실, 대통령 집무실 등이 이어집니다.

충무실은 대규모 인원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외빈을 접견하던 공간으로, 예전에는 만찬이나 공연도 종종 열렸다고 합니다. 내부의 샹들리에 불빛과 안내판, 단정하게 정리된 테이블은 이곳이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이 지나간 자리라는 걸 느끼게 해줍니다.

한반도 지도를 배경으로. ⓒ하석미
한반도 지도를 배경으로. ⓒ하석미
국무회의가 열리던 공간에서 시민으로서의 참여를 기록하다. ⓒ하석미
국무회의가 열리던 공간에서 시민으로서의 참여를 기록하다. ⓒ하석미
세종실은 국무회의가 진행되던 공간으로, 휠체어 이용자도 엘리베이터를 통해 2층까지 이동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세종실에 직접 들어서면 뉴스 화면에서만 보던 그 공간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둥글게 배치된 회의 테이블, 질서 정연하게 정렬된 의자들. 이곳에 놓인 가구 하나하나가 단지 가구가 아니라, 결정과 토론, 질문과 답변이 오갔던 시간의 흔적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안에서 저는 휠체어를 탄 시민의 시선으로 또 다른 ‘참여’를 경험했습니다. 조용한 공간 속에서 셀카 한 장 남기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대통령 집무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바라보던 자리, 대통령 집무실.ⓒ하석미
대한민국을 바라보던 자리, 대통령 집무실.ⓒ하석미
집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상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그 위에 담겨 있을 수많은 고민과 결정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책상 뒤로는 태극기와 대통령기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고, 벽면에는 금빛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며 날개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 중앙엔 무궁화 문양이 놓여 있었고요. 이 모든 상징들이 하나의 공간에 절제되게 담겨 있었고, 과장 없이 단정한 품격이 느껴졌습니다.

책상 옆에 놓인 작은 지구본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 구 안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국내를 넘어서 세계 속 대한민국을 고민했던 사람의 자리가 바로 이곳이었겠구나 싶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일터가 아닌, 수많은 결정을 시작하고 끝맺던 조용한 사무실이자, 대한민국의 중심이었습니다.

집무실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마주한 대정원은 1500평 규모로 펼쳐져 있고, 그 앞으로는 신무문과 남산 등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청와대 관람의 마무리 – 영빈관과 무장애 정보

청와대 관람의 마지막 코스는 영빈관입니다. 18개의 대리석 기둥과 태극·무궁화 문양이 인상적인 외관은 그리스 신전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만 입구에 계단이 있어 휠체어 접근은 어렵고, 외관만 관람 가능합니다.

청와대는 전반적으로 휠체어로 관람이 가능하지만, 모든 구역이 완전하게 접근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상춘재와 관저 일부, 영빈관 내부는 진입이 제한됩니다. 하지만 본관, 녹지원, 초입 산책로는 휠체어 사용자에게도 쾌적한 환경이 제공되며, 화장실과 자판기, 그늘 공간 등 휴식처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잠시 멈춰 서서 역사의 공간을 천천히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정치의 중심이었던 공간이 이제는 우리 모두의 발걸음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를 거닐고, 대통령의 집무실 앞에 서며, 조용히 시간을 감상하는 경험은 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함입니다. 이제 곧 8월이 되면 더 이상 직접 눈으로 볼 수 없게 될 청와대 8월이 오기 전, 직접 걸어보세요. 기억 속에 천천히 담아두세요.

무장애 여행을 위한 편의시설

장애인 화장실: 청와대 내 주요 동선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휠체어 사용자도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식음료: 녹지원 인근 및 입구 자판기에서 음료 구입 가능. 외부 음식물은 제한되며, 청와대 외부 경복궁역 인근에서 식사 가능.

청와대 관람 정보

주소: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 1

문의: 청와대 관람 안내센터 ☎ 1522-7760

청와대 가는 길 대중교통 이용 방법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하차 → 청와대 사랑채 방향 도보 이동 후 정문 진입

관람 가능 기간: 2025년 7월까지(8월부터 관람 중단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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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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