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장쾌한 풍광, 호젓한 해변, 치유의 숲길...‘썸’타고 싶은 섬
페이지 정보
- 작성자관리자
- DATE2022-08-03
본문
한국관광공사 추천, '힐링' 섬여행
|
요즘 섬(島)이 조금 멀어졌다. 뭍과 다리로 이어진 곳들이 많아진 탓이다. 가기는 편한데 '기분 좋은 고립'의 느낌은 그만큼 희석된다. 올 여름 배 타고 섬에 가자. 일상탈출의 해방감이 확실하고 '썸'타는 듯 가슴 뛰는 설렘도 좋다. 한국관광공사가 '힐링' 바캉스에 어울리는 섬 6곳을 추천했다.
◇ 충남 보령 외연도
외연도는 보령에 속한 70여 개 섬 가운데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외연도행 여객선이 하루 2회 운항한다. 약 1시간 40분 거리다.
외연도는 '멀리 해무에 가린 신비한 섬'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해무에 가려지는 날이 많단다. 그런데 해무가 걷히면 눈이 번쩍 뜨인다. 봉긋하게 솟은 봉화산(238m), 울창한 상록수림, 알록달록 몽돌해변이 마술처럼 드러나 동화 속 풍경이 펼쳐진다. 보령 외연도 상록수림(천연기념물)은 예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숲으로 보호받아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상록수림에서 북쪽으로 야트막한 언덕을 넘으면 외연도몽돌해변. 여기서 외연도둘레길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고 봉화산 정상에도 오를 수도 있다. 외연도둘레길은 약 8km. 게으름 부리며 걸어도 3시간이면 완주 가능하다. 해안이 아름답고 봉화산 정상에서 보는 마을 풍경도 참 예쁘다.
|
|
"백령도는 먹고 남고, 대청도는 때고 남고, 소청도는 쓰고 남는다"고 했다. 백령도는 들판이 넓어 쌀이 남아돌고 대청도는 산이 높고 숲이 우거져 땔감이 많으며 소청도는 황금어장 덕분에 돈이 많다는 의미다. 맞다. 산이 높고 숲이 울창한데다 드넓은 바다와 해변까지 품은 대청도는 풍광도 빼어나다.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3회 인천-대청도 배가 다닌다. 약 3시간 20분 거리다.
대청도에선 '서풍받이'를 봐야 한다. 서풍받이는 해안에 우뚝 솟은 수직절벽이다. 서풍받이는 매서운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라는 의미란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서풍받이 트레킹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약 1시간 30분 코스. 이들 중에는 삼각산(343m)까지 연결해 걷는 사람도 있다. 삼각산 트레킹 코스는 약 3.5km, 넉넉잡아 약 2시간 걸린다. 두 코스를 합친 코스는 '대청도 삼서길'로 통한다. 삼각산 정상에 오르면 대청도는 물론 백령도와 소청도, 북녘까지 보인다.
그럼 해안에선 뭘 볼까. 옥죽동 해안사구는 사막같다. 농여해변은 대청도가 자랑하는 지질 명소다. 고목처럼 생긴 나이테바위를 비롯해 특이한 바위가 해안에 널려 있다. 여기엔 국내 최대 규모의 풀등도 있다.
|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지리망산이 유명하다. '지리산이 바라보이는 산'이라는 뜻인데 요즘은 그냥 지리산으로 줄여 불린다. 통영 사량도여객선터미널(가오치선착장)에서 사량도행 여객선이 하루 6회 운항한다. 약 40분 거리다.
지리산에 오르는 코스는 총 4개다. 초보자에게는 대항마을에서 시작하는 4코스가 어울린다. 통영팔경에 속하는 옥녀봉은 장쾌한 풍광은 물론 아찔한 스릴까지 경험할 수 있는 웅장한 기암이다. 험준한 가마봉 능선의 출렁다리도 흥미롭다. 진촌마을에는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이 모여 있다. 대항해변은 사량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물이 맑고 모래가 곱다.
|
|
위도는 자연과 생태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섬이다. 섬이 고슴도치를 닮았다고 고슴도치 위(蝟) 자를 쓴다. 부안 격포항여객터미널에서 위도행 여객선 하루 6회 운항한다. 약 50분 소요된다.
위도는 제주도와 더불어 '치유의 숲'이 있는 섬이다. 위도 치유의 숲은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오는 11월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치유센터, 숲속의집, 무장애 덱(420m), 치유의 숲길 5개 코스 등을 갖췄다. 무장애 덱을 따라 오르면 내치도와 외치도, 멀리 격포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치유센터 1층의 명상실에선 통유리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위도의 해안일주도로 길이는 20km가 넘는다. 드라이브를 하며 해변과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다. 대리마을은 위도띠뱃놀이(국가무형문화재)가 행해지는 마을, 치도리마을은 조기 파시가 열릴 정도로 흥성했던 곳이다. 8월말부터 9월초까지 섬 곳곳에 상사화가 화사하게 핀다.
|
|
낙월도는 상낙월도와 하낙월도로 이뤄진다. 두 섬은 다리(진월교)로 이어졌다. 여긴 관광객의 손이 타지 않은 섬이다. 마트나 매점이 없다. 상낙월도선착장 대기실에 자판기 한 대가 전부다. 식당도 없다. 민박에 머물며 '집밥'을 예약해야 한다. 민박도 한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이러니 섬 여행의 참맛을 누릴 수 있다. 향화도선착장에서 낙월도 가는 배가 하루 3회 운항한다. 약 1시간 10분 걸린다.
낙월도 여행은 바다를 배경으로 섬 둘레를 따라 아슬랑대는 정도로 충분하다. 둘레길은 상낙월도와 하낙월도를 각각 2시간으로 셈해 약 4시간 코스다. 숲과 바다 풍경을 고루 품는 길이다. 상낙월도의 큰갈마골해변과 하낙월도의 장벌해변은 아담하고 비밀스러워 무인도 같다. 진월교 일몰과 월몰은 낙월도에서 하루를 묵는 이만 가질 수 있는 비경이다.
|
우도는 풍경이 제주도와 또 다르다.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우도행 배가 운항한다. 약 15분 걸린다.
훈데르트바서파크는 요즘 우도의 랜드마크가 됐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의 철학이 깃든 건축물과 미술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놀이기구 대신 예술로 꾸민 테마파크라고 생각하면 된다. 뮤지엄과 갤러리, 전망 좋은 카페, 48개의 객실을 갖춘 리조트 등으로 조성됐다.
우도는 해변이 예쁘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흰 모래가 아름다운 홍조단괴해변은 우도를 대표한다. 하고수동해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파도가 부드러워 가족이 해수욕하기 좋다. 비양도는 캠퍼들에게 인기다. 우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우도봉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우도에선 땅콩을 많이 재배한다.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땅콩아이스크림이 맛있다.
김성환 기자 kshwan@asiatoday.co.k